건축사 인증 제도의 모순: ‘실력’보다 ‘형식’이 우선인가?
현재 건축사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대학원은 2개뿐이다.
건국대학교 건축도시전문대학원 건축설계학과 (2년/3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건축디자인학과(2년)
대한민국에서 4년제 대학 졸업생이 건축사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현재로서는 건국대학교 건축도시전문대학원이나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등 극소수의 인증 기관을 졸업하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교육의 형평성과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 비추어 볼 때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1. 학위는 박사인데, 자격은 ‘부적격’?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모순은 특정 학교 졸업생에게만 실무수련 자격이 독점된다는 점이다. 일반 대학원 졸업생은 그 학위가 박사일지라도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의 인증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건축사 시험 응시를 위한 실무수련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 이는 개인의 실무 역량이나 학문적 깊이보다 ‘인증 여부’라는 형식적 잣대를 우선시하는 처사다.
2. 같은 학교 안에서도 갈리는 ‘운명의 갈림길’
수험생들을 더욱 참담하게 만드는 것은 동일 대학 내에서도 전공 명칭에 따라 자격 희비가 갈린다는 사실이다.
*인증 과정(M.Arch): 건축학 전공 석사로서 실무수련 자격 부여
*일반 공학석사(M.S): 건축 전공자임에도 응시 자격 원천 차단
학생들은 입학 전 자신의 전공이 인증 상태인지,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지 KAAB 홈페이지(http://www.kaab.or.kr)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는 피로감을 강요받고 있다. 교육기관이 제공해야 할 교육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학생이 스스로 담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3. 누구를 위한 폐쇄적 카르텔인가?
일반 학사(4년제) 경력이 아예 부정되는 것은 아니나, 건축사 자격시험 응시를 위한 ‘실무수련’ 자격이 오직 인증된 교육과정 졸업자에게만 부여되는 것은 명백한 ‘사다리 걷어차기’다. 이는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의 경직된 운영이거나, 인증 획득에 소홀한 대학들의 직무유기 중 하나일 것이다.
도대체 이 응시 제한과 경력 단절은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전문성 강화라는 미명 아래 타 전공자의 진입을 막고 인재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작금의 폐쇄적 구조는 반드시 타파되어야 한다. 건축의 미래는 '인증서'라는 종이 한 장이 아닌, '다양한 인재'의 유입과 공정한 기회 보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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